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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시작 _ 내가 다음으로 거주할 국가를 고른 기준

by 쿠레이스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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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노래 박기영의 "시작"으로 시작!

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다.
 
며칠 전 한국에 도착한 후로는 집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도 않고 지원에만 매달렸는데 어찌하여 이렇게 지독한 감기에 걸렸을까 생각해본다. 요즘 충격적인 에어 퀄리티를 자랑하는 베트남 탓을 해보고 싶은데 사실 베트남에서는 목이 칼칼했지 코는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하는 와중에 내게 먼지 알러지가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래 이 코막힘은 베트남 탓이었어.)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었더니 입술이며 혀며 입안이 자꾸 매마른다. 가만히 있어도 콧물이 주르륵 흐르니 민망스럽고 이게 뭐지 싶다.
그나마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입맛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캄보디아를 떠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은 것이, 캄보디아에서는 잘만 자던 잠도 못자게 되고, 생활 패턴이 바뀌고 밤에 깨어있다보니 식사패턴도 불규칙해져 캄보디아에서 잘만 빠졌던 살이 도로 찌는 판이었다. 후각이 음식 맛의 대부분을 좌지우지 한다더니, 코가 막히고 음식 맛이 느껴지지 않으니 뭘 먹고 싶지가 않다. 하루이틀 사이에 얼굴이 홀쭉해진 것 같다. (야호!?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뭐 일장일단이 있지만 일단 몸이 아픈 것은 좋은 신호는 아니니까 얼른 나아야되는데, 아니 낫는 것을 넘어서서 건강을 챙겨야할텐데, 이러면 해외체질인 나는 다음 스텝을 아니 생각할 수가 없다. 일단 나는 나가면 건강해진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어느 나라로 가게 될 것인가?
 
 
 

그 어떤 사람도 들어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당당히 올리는 지원 국가 목록 (새로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네이버도 아니고 티스토리 블로그인 것이 이렇게 좋구나.)

 

이번 근무지 선정에는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다. 국가 목록을 프린트아웃하여 내 기준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가영언니와 밤 늦게까지 토론을 해가면서. 블로그를 뒤져 그 국가 생활을 미리보기 하면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더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마감시간인 5시 5분 전까지도 갈팡질팡하다가 시험 못 푼 문제 찍듯이 결정하였다는 것.
 
 
이제 1년동안 살게 될 국가는 다음의 기준으로 골랐다.
 
1.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배울 수 있으면 금상첨화
스페인어 우대 국가가 하나밖에 없는 것은 중남미 국가 중에 갈 만했던 국가들에 다 내 기준 미달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콜롬비아와 페루는 이미 가본 국가이고 가고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스페인어 면접을 보기 때문에 패스. 남미에서 고산병에 걸려 고생한 것을 생각했을 때 에콰도르의 키토, 볼리비아의 라파스는 정말 안타깝게도 역시 패스했다. 며칠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하는데, 만약 안 괜찮아지면? 😖
프랑스어권 국가는 예전부터 점찍어뒀던 북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와 튀니지를 선택했다.
 
2. 공산품을 구하기 쉽거나, Cost of Living Index상 Groceries와 Restaurants가 비싸지 않을 것. (저렴할 것)
이렇게 해서 비싼 국가들을 제했더니 모잠비크, 세네갈,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요르단 등이 빠졌다.
놀라운 것은 통계에 나온 146개 국가 중 Groceries는 한국이 141위다. Amazing Korea!
 
3. UN Hardship Classification도 봐주었다.
되도록이면 A로 분류된 국가에 가고자 했고 가고싶었던 국가이나 C로 분류된 스리랑카를 뺐다.
 
4. 공기질이 좋지 않은 국가도 뺐다.
이번에 하노이에 가서 어찌저찌 Snuck a peak 해보았다. 솔직히 정말 다 좋은데 나쁜 공기질이 어려서부터 기관지가 약한 나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베트남을 비롯해 몽골, 스탄국가들의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 
태국 친구 얘기로는 요즘 방콕 공기질이 좋지 않다는데 에어 퀄리티를 확인하니 서울보다는 괜찮길래 (보통정도의 나쁨) 질렀다.
 
5. 이외에도 기본적으로 치안이나 중점협력국 여부, 사업 등도 참고했다.
아참, 살다온 국가(가나, 캄보디아)도 배제했다. 
 
마지막까지 베트남, 태국, 이집트, 인도네시아, 라오스, 네팔 (많기도 하다) 등을 고민했다.
이집트의 경우 세속화가 덜 된 이슬람국가는 나에게 맞지 않겠다는 생각에 뺐고, 네팔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진의 두려움이 컸다. 베트남은 위의 이유때문에 뺐고.
솔직히 태국의 경우 중점협력국이 아닐 뿐더러 branch가 최근에 reopen해서 사업도 많지 않았지만, 과거에 써놓은 살아보고싶은 국가 목록에 태국이 있었기에 결정했다.(업무적인 성장이 보장된 곳이 아니기에 엄청나게 떳떳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장점이 많은 곳이다.)
 
 

 
파라과이 모로코 튀니지는 어렵겠지만 가까운 국가로 가면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으니 좋다가도, 내 선택이 맞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던 와중에 위의 짤을 발견했다. 가본 적이 없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한다. 막막하다. 이렇게 어렵게 국가를 결정했는데, 잘 선택한걸까?
 
그치만 나는 내가 잘 해낼 것을 안다. 지금은 어쩐지 두렵지만. 미국에서 살고싶다는 건 아주 오래된 생각이었지만 가나, 캄보디아는 생각도 하지 않던 곳인데 아주 잘 적응했으니까. 너무나도 즐거웠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나는 잘 해낼 것이다.
 
 

발표는 15일 후인 3월 29일. 
한시름 놨다. 코찔찔이지만 내일은 오랜만에 밖에 좀 나가줘야겠다. 좋아하는 책을 여러 권 들고 가 책을 읽어줘야겠다.
우정이, 가영언니한테도 연락하고 이런저런 약속도 잡아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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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스텝 진짜 시작!

2024년 3월 14일 목요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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