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재밌어는 한다.
(그렇지만 평생 단 한 번만 사주를 보았다.)
어쨌든 나는 사주 중에서도 "살"이라는 것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
알고리즘에 갑자기 역마살 영상이 떴다.
내 사주에 역마살이 낀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고 실제로도 그런 삶을 살고 있지만,
역마살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 영상을 시청하였다.

다음은 위의 영상을 시청하고 나에게 적용한 내용이다.
I. 나에게 역마살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만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PC로 진행했기에 플러스만세력(http://manse.sajuplus.net/)사이트를 이용했다.
1. 아래 네 칸인 지지에 인, 사, 신, 해라는 글자가 많으면 역마가 강한 것이다.
나의 경우 지지에 인이 1개, 신이 2개로 역마가 강한 글자가 3개나 있다.
역마가 +1 되었습니다.
2. 아래 네 칸 중 두번째, 세번째 칸에 인, 사, 신, 해가 있으면 역마가 강한 것이다.
나의 경우 두번째 칸에 인, 사, 신, 해 중 하나의 글자가 있다.
역마가 +2 되었습니다.
3. (가장 중요) 나머지 글자와의 조화
이 조건을 만족하면 단순히 역마의 기운이 있다를 넘어서서 역마살이 있다고 할 수 있단다.
먼저 "인"이라는 글자가 있으면 신, 자, 진 / "사"일 때는 해, 묘, 미 / "신"일 때는 인, 오, 술 / "해"일 때는 사, 유, 축 중 한 글자 이상이 다른 칸에 있으면 역마살이 강하게 작용한단다.
나의 경우에는 인1개와 신2개가 있으니.. 위의 조건에 부합한다.
결론은 뭐냐? 나는 위의 세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당신은 역마살이 껴도 단단히 꼈습니다.
II. 그래서 역마살이 뭐냐? 역마살의 특징
1. 역마살의 첫번째 특징 : 급하고 맹목적이다.
역마살이 낀 사람은 목표가 생기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달려간다고 한다. 주변에서 쟤 또 시작이네, 또 일을 벌리네 한다고 한다. 남들이 할까말까 고민할 때 이미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목표가 생기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달려가는 건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쟤 또 일 벌린다 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캄보디아에서 주연이에게 긍정적인 의미로 "착수가 빠르다, 쌤은 이미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듣고싶었던 이야기라며 아주 고마워하고 좋아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너무 신중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착수가 빠른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은 환영이다.
2. 역마살의 두번째 특징 : 김칫국의 달인
역마살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 시작 단계인데도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한다고 한다.
영상에서 예시로 수능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되고 병리학을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것인데,
소름 돋았다. 너무 정확한 비유라서. 정말 내 얘기를 하고 있어서.
바로 앞의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장기적으로 생각한다.
아직 이루지도 않았는데 조급해하고 계속해서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김칫국의 달인이라고 한다.
맞다. 나 김칫국의 달인.
3. 역마살의 세번째 특징 : 자꾸 멈춰 선다.
추진력은 좋지만 지구력은 역하다. 오래 가기가 어렵다.
초기에 목적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다가 저쪽이 더 좋은 것 같아 이런 식으로 갓길로 새는 경우도 많다.
위의 특징과 결합해서 역마살의 장단점을 정리하면,
남들보다 진입이 빠르지만 무모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고고함이 있다.
III. 역마살을 잘 쓰는 법
1. 마무리를 잘 하는 습관 들이기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다른 것이 하고싶어질 수 있다.
다른 것이 성공할 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마무리 짓는 습관이 중요하고,
성과를 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돌아보면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방 정리를 하다가도 꼭 마지막 것은 남겨놓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찝찝하고 애매하게 중간에 멈추기도 한다.
이러한 사소한 것 외에도 인생의 중대사에서도 그런 적이 많다.
시작은 성대하게 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정말 많았다.
다양한 공부도 n번 했고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요며칠 방정리를 하면서 전에 쓰던 수험서들을 거의 다 버렸는데,
여기에 내가 쓴 돈이 얼마지 하면서 속이 쓰렸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시험 자체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있지만,
너무 앞을 내다보느라 미리 사놓고 쓰지 않은 책들에 대한 후회가 더 컸다.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내게 꼭 필요한 일인 것 같다.
2. 주변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
역마살을 가진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원하는 바를 추구하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
남들이 안된다고 하면 이성적으로 한 번 생각을 해보자.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자.
사실 나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는 주변 사람은 아주 적다.
누군가가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을 내가 경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가족들은 남들보다는 조금 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편인데,
앞으로는 가족들이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해야겠다.
3. 건강에 유의하고 주변 사람을 살펴라.
건강이 상할 정도로 앞만 보고 달릴 수도 있고, 주변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내가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살피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일을 할 때는 몸을 갈아서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럴 때 오히려 힘이 나는 편이기도 하다.
반대로 일에 몰두하면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앞으로는 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고 있는 역마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영상을 보고 나니 떠돌아다니는 것만이 특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나와 잘 맞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정말 놀랐고,
단점이나 조언마저도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여서 많이 배웠다.
역마살이 있으신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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