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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캄보디아 일상

[D+4] 시아누크빌 라이프대학교 일상 :: 현지적응교육과 비오는 날 Life FC의 첫 축구 경기

by 쿠레이스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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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 시아누크빌 라이프대학교 일상 :: 현지적응교육과 비오는 날 Life FC의 첫 축구 경기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제대로된 현지적응교육의 시작일이었다. 아침부터 FM님과 과장님께서 벽에 플래카드를 달아주셨다.

 

이날 현지적응교육에서는 학교 소개가 있었고, 그리고 한국어 수업이 있었다. 학교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라이프초등학교의 판다라 교장선생님 되시겠다. 슬라이드쇼를 켜지 않으시고 파워포인트에서 직접 설명하시는 상남자..⭐️

Grade 4 옆에 (77/37)은 4학년 77명 중 37명이 여학생이라는 뜻이다. 이 상황만이 아니라 많은 경우 전체 학생 수와 여학생 수를 병기하는데, 캄보디아에서 이것이 정형화된 학생수 표기 방법일 수 있다. 성과관리 시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고.

한국어수업까지 마무리하며 오전 일정이 전부 끝났다. 오늘 점심은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에, 컨퍼런스홀 부근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 왔다.

컨퍼런스홀 위에는 애런홀이라는 홀이 있는데, 이곳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쓴 학생이 꽤 보인다. 교복을 보아하니 고등학교 학생쯤 되는 것 같다.

 

비오는 학교! 우기였던 이때 비가 어찌나 많이 오던지, 하늘에 구멍이 뚫린 줄 알았다. 우리는 카페테리아의 뚫린 곳으로 쪼르르 달려가 한참 비를 바라보았다.

 

라이프학교 카페테리아 음식은 매일 달라지는데, 밥은 학교 내 어떤 식당이냐에 따라 보통 2000~3000리엘(0.5달러에서 한화 1000원)정도이고 반찬은 매일 달라진다. 보통 닭고기를 튀긴 것이나 돼지고기 생강볶음, 계란장조림, 계란부침 등 우리 입맛에도 맞고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이다. 밥에 원하는 반찬을 추가해서 먹는 형태다. 애런홀쪽 카페테리아에서는 꾸이띠우라고 부르는 쌀국수를 판매하는데 맛은 없다.(맛있다는 사람도 있다.) 또한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포카리스웨트나 우리나라 음료인 박카스가 있다.) 

 

처음으로 먹어본 카페테리아의 음식이다. 푸짐한 밥에 계란장조림 하나, 윙 하나를 추가했는데 이렇게 해도 10000리엘(2.5달러)이 넘지 않는다. 포장할 수도 있고 카페테리아에서 먹을 수도 있다. 캄보디아가 세계최빈국이기 때문에 여전히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카페테리아에서는 캄보디아에 있던동안 많이 먹었던 그린 망고를 비롯한 여러 과일도 판매했다. 한국에서는 후숙이 완료된 단 망고를 먹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시큼하고 딱딱아삭한 그린망고에 새우소금을 찍어먹는다. 


 

이제 축구경기를 볼 시간이 되었다.

 

비가 그치고도 구름이 뒤덮어 하늘이 새까만 날이었다.

 

 

축구경기 중인 경기장을 기숙사에서 내려다본다. 벌써 자리가 꽉꽉 찼다. FM님께서 감사하게도 티켓을 준비해주셨기에 아니 내려가볼 수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축구를 잘 몰랐고 축구에 관심도 많지 않았는데 말이지..

 

어쨌든 경기 사진을 좀 찍어볼까 하고 옛날에 케냐에서 사파리에 가서 쓰려고 마련했던 수퍼줌 카메라를 챙겨 내려간다.

 

카메라를 작동시켜본다. 관중석에서 저멀리 티켓오피스에 보이는 친구 쏘까이를 찍어본다. 회색 후드집업을 입고있는 친구가 쏘까이이다. 심각한 표정의 쏘까이..!

 

그리고 이제 선수들을 찍어본다. 내가 있던동안 많은 활약을 보여준 킵손. 르완다 우간다 이중국적이라고 한다. 나이가 30대 중반인데 경기마다 골을 넣는다. 이때 사진을 찍고 며칠 뒤 마트에 갔다가 마주쳐 대화를 나눴는데, 처음에는 킵손인지도 몰랐다가 자기가 라이프대학교에서 10번으로 뛰고 있다고 하기에 그제서야 알았다. 경기장에서 볼 때와 인상이 전혀 달라서 못 알아봤다. 실제로 만나니 인상이 참 부드러웠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그 후로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곤 했는데 아직도 사진의 얼굴이 적응이 안된다.

 

처음 보고 눈에 딱 들어왔던 골키퍼 라마. 이 친구도 용병이다. 라티노인 줄 알았는데 동티모르출신이란다. 생김새만 봐선 그래보이지 않지만 02년생으로 아주 어린데 자국에서 국대까지 하고 앞날이 창창한 것 같다. 타국에서 와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멘탈관리가 잘 안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경기에 기복이 있었다. 어떤 때는 골을 다 막아내고 어떤 때는 몇 골씩 먹히고. 기본적으로는 참 잘하는 선수였다. 

 

잘 사니?

 

세릴 디사케라는 카메룬출신 선순데 인간의 몸이 어떻게 저러지 싶을 정도로 체지방이 없고 근육만 있어서 놀랐다. 점점 포스팅이 무슨 라이프FC 선수를 소개합니다~같은데..쩜쩜쩜 인터내셔널스쿨에 근무중인 미국인 선생님과 사귄다고 한다.

이걸 알게 된 경위도 웃긴데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인터내셔널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기가 한국에도 살았었다며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린 친구가 저 선수가 우리 선생님이랑 사귀어요~ 해서 알게 되었다. (오?) 좀 더 고학년인 친구는 "그걸 말하면 어떡해!!"하고...(오..)

 

우리 팀 예지의 최애였던 칸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인 선수다. 허과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아주 성실하다고 한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일본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다는데... 지나가는 길에 불러서 일본어로 대화를 해보니 아주 수줍음이 많았다. 근데 우리가 "오겡끼데스까?" 이래서 bullying하는 걸로 보였을 수도..? 그냥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인데 일본어가 짧다보니... 대화 좀 하다가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더라. 미안하다 친구야. 

 

 

비오는 날 한 축구경기때문에 옷이 까매지고 구르고 난리였다. 선수들 참 고생했다. 축구를 좋아하지도 않고 이때는 소속감도 없었는데 꽉찬 관중석에서 응원도 하고 사진도 찍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랐다!

 

 

하프타임에 친구들이 사온 소시지. 안에 치즈가 들어있어서 참 맛있었다.

이날 엄마가 서프라이즈를 보내주셨다. 이서쌤에게서 한국 집으로 날아온 선물이었다. 팔공산에 올라갔다 우리가 생각나서 금장카드를 사서 내려왔다는 선생님. 나는 원숭이띠인데 닭띠를 선물해줘서 고마운 와중에도 서로 얼마나 웃었던지. 사실 내 나이를 생각하면 닭띠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데 띠는 1월 1일이 아니라 입춘을 기준으로 바뀐단다. 그래서 나는 원숭이띠다. 나도 안지 얼마 안된 사실인데 선생님은 오죽했으랴. 따뜻한 선물과 카드 정말 감사했다. 출국 시기가 맞지 않아 아쉽게도 내가 받아가진 못했지만, 감사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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