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한능검 1급 2주 벼락치기 95점 후기

쿠레이스 2024. 6. 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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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0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능검) 심화에서 2주 벼락치기 끝에 95점으로 1급에 합격했다.

 

먼저 시험 점수와 합격증부터 인증하겠다.

 

한능검 95점 및 1급 인증
한능검 1급 인증서

 

이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사실 나는 n년 전부터 한능검을 따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응시료만 기부하는 인간이었다. 

 

 

이전까지 한능검을 5회나 신청해놓고 그중 4회를 결시하였다. 이유는 공부를 하지 않아서. 가봤자 못 붙을 게 뻔하기 때문에 자괴감이 들면서도 가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한능검은 기본 자격증이라는 생각에 붙어야겠다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기에 2년 전 벽에 포스트잇으로 한능검 공부좀 하자고 붙여놓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70회 한능검 이후 드디어 포스트잇을 떼어냈다.)

 

그리고 응시한 65회차는 전근대사라고는 고려 앞부분까지만 인강을 어찌저찌 듣고 나머지는 귓동냥으로 들은 지식으로 또 어찌저찌 찍어 56점이라는 3급도 못 딸 점수를 맞은 적이 있다. 그것이 작년이었다.

 

매번 결시를 한 것은 물론이요, 환불받은 횟수까지 따지면 어마어마한 나의 한능검 일대기를 떠올리면 그만큼 이번 합격이 짜릿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1️⃣ 한능검 1급 준비 및 공부 계기 :: 공부에는 장렬한 의지가 중요하다.

사실 이번에도 나는 한능검 환불각을 재고 있었다.🙃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공부 시작은 안하고 있으니 또 "결시"각일 것이라는 생각에 100% 환불 일정이 언제인가를 달력에 적어놓고 고민고민했다. 

 

그러던 중 캄보디아에서 함께 일하며 친해진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을 때, 자기가 귀국 후 사람도 안 만나고 공부에 매진했으며 나와 만나는 것이 친구를 거의 처음 만나는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의 열정과 노력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고 나도 오랜만에 친구처럼 공부에 집중하고 매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출국하면 내년 하반기에나 돌아오기에 그전에 따놓고 가면 좋겠다, 이번에는 제대로 공부를 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 언제까지 미룰거냐. 나는 할 수 있다. 이번에 꼭 따둬보자!하는 의지를 다지고 시작했다. 5월 25일 시험인데 5월 13일에 펜을 들었다.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나같은 분이 있다면 먼저 이번에는 꼭 붙을 수 있다고 의지를 다지고 출발하시기를 바란다!

 

 

2️⃣ 한능검 1급 공부 준비물 :: 합격 꿀템 필수템 추천

의지를 다졌다면 이제 공부에 필요한 것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

 

1. 노트 한 권

노트 한 권에 한능검 1급 노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가 배우는 대부분의 것들을 적었다. 나중에 다시 보며 복습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강의만 듣는 것으로는 정리가 되지 않기에 큰 흐름을 잡고 세부 내용을 채워가려는 의도였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쓰면서 외워지는 부분도 있고 중간에 문제를 풀거나 모르는 개념을 보았을 때 다른 색 펜으로 표시해놓고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번 읽기 공부법의 노트버전이랄까? 또 나중에 언제라도 펴볼 나만의 노트가 생기는 것이므로 추천드린다.

 

 

2. 민트 어플

민트 어플은 한능검 문제풀이를 위해 만들어진 어플로 안드로이드, 애플 두 기기에서 모두 지원한다. 유명해서 다들 아실 것 같은데 아이패드에서는 펜으로 풀기 기능도 지원한다. 여러 기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대별, 키워드별 문제풀이와 회차별 문제풀이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내가 개념 암기 수준을 문제를 맞힐 정도로 끌어 올렸는지를 보기 위해 문제풀이로 양치기를 하였다. 나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두 기기 모두에서 공부를 하였고 총 2500문제를 풀었다. 공부가 지루할 때 문제를 많이 풀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해오던 방식이기도 한데 문제를 양치기하면 내가 지금 약점인 부분에 대한 메타인지를 올릴 수 있다.

 

 

이외에 교재같은 경우에는 인강을 들으시는 선생님의 교재를 적절히 구입하시면 될 것 같다. 나는 집에 큰별쌤 별별한국사 상,하 권과 함께 대성마이맥 인강강사 권용기 선생님의 용기백배 한국사 책도 가지고 있어서 두 책을 모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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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능검 1급 공부 방법 :: 시험 전날까지 공부방법

 

준비물을 설명해드렸으니 이제 공부 방법을 알려드리려 한다. 공부 시간을 재봤을 때 하루 10시간까지 한 날도 있었고 힘이 들어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 한 날도 있었다. 실공부일수는 11~12일이 될 것이고 평균적으로 5시간은 하지 않았나 싶다. 

 

1. 인강 들으며 필기하기 (인강 추천) : 권용기 선생님 용기백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완성(대성마이맥)

사진을 누르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나는 대성마이맥 권용기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강의 무료, 교재 2만원) 합격했으면 대성마이맥에 후기를 남기지 말고 제발 좀 다른 데 가서 퍼뜨리라고 하셨기에 블로그에 자세히 적으려고 한다. 일단 권용기 선생님은 정말 웃기다. 재밌게 공부할 수 있다. 두문자를 많이 활용하시기 때문에 암기하기가 좋다. 예를 들면 선사시대 제일 처음으로 가르치시는 두문자가 구굴개이(구석기시대 굴, 찍개, 이동식생활)이다. 귀에 쏙쏙 박히는 두문자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외워야하지 하는 내용도 쏙쏙 암기가 된다.

 

선생님이 직접 만든 PPT도 정말 재밌다. 옛날 이기상T 강의처럼 권용기T 강의는 예능으로 소비해도 될 정도다. 솔직히 약간 뇌 빼고 듣기 좋다. 중간에 드립인지 진짜인지 모르겠는(그러나 한능검을 보는 데는 영향이 없는) 이야기들을 하시기 때문에 정석으로 배워야한다면 안 맞을 수 있다. 벼락치기를 하는 입장에서 아주 좋다. 

 

 

2. 노트 필기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교재에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 필기를 하고, 교재를 토대로 선생님이 했던 말들과 두문자들을 노트에 적어가면서 한 번 정리를 했다. 그렇게 정리하면서 머릿속에서 개념의 맥을 잡았다.

 

 

3. 최태성T 7일의 기적 강의 발췌해서 듣기

선생님 인강을 듣다가 이해가 안 가거나 흐름이 안 잡히는 부분은 최태성 선생님의 본 인강 말고 7일의 기적 인강을 들었다. 7일의 기적 인강은 한 편이 길어봤자 20분일 정도로 아주 짧은 강의로 이루어져 있지만 알찬 내용을 담고 있어 흐름을 파악하기에 제격이다. (7일의 기적만 듣고 기출 양치기만 해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 것 같다.) 특히 문화파트는 출제가 많이 되는데도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권용기T 인강을 듣지 않고 최태성T 인강으로 대체하거나 기출만 풀기도 했다.

 

 

4. 민트앱으로 시대별, 키워드별 기출문제 양치기하기

기출은 회차로 풀지 말고 일단 메타인지를 높인다는 생각으로 시대별 문제를 푸시기 바란다. 예를 들어 선사에는 익숙한 분들이 많아 문제를 풀어도 전혀 안 틀릴 수도 있다. 그러면 앞으로 선사는 공부를 안하거나 덜하거나, 막판으로 미뤄도 된다는 생각을 하시면 된다. 또 문제를 풀다보면 나오는 선지가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양치기를 하다보면 요령이 생기고 스킬이 늘어난다.

내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키워드가 있다면 검색을 통해 그 키워드가 포함된 문제만 모아 풀 수도 있다. 내가 초계문신제가 어떤 왕이 시행한 것인지 헷갈린다면 초계문신제를 검색하고 계속 풀면서 시행한 왕이 정조라는 것을 자연스레 외우게 되는 것이다.

 

 

5. 회차별 기출문제 풀기

인강도 어느정도 듣고 노트정리도 다 하고 시대별 기출도 어느정도 풀었다면 회차별 기출을 푸셔라. 나는 내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서 인강을 다 듣지 않은 상태에서부터 회차별 기출을 풀었다. 처음에는 3급(순서를 뒤죽박죽으로 풀었다), 그다음에는 2급, 나중에는 1급이 나왔다. 그렇지만 안정적인 1급은 아니었고 대부분 80점대였기에 90점대가 되어 안정적인 1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풀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노트에 정해놓은 색깔 펜으로 필기를 추가하거나 밑줄을 그으며 그 부분을 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체를 풀고 답을 채점할 수 있으면 좋은데 민트앱에서는 한 문제씩만 채점이 가능하다. 아이패드로 풀면 애플펜슬로 필기를 해두고 나중에 채점할 수가 있기는 한데 터치를 조금만 잘못해도 답이 체크가 되고 채점이 되어버려 불편하다. 한 번 풀어보시고 불편하다 하시면 다운을 받거나 프린트하셔서 푸는 편이 나을 것 같다.

 

 

6. 최태성T의 전복(전날복습), 전야제는 꿀영상

전날복습은 최태성선생님이 거의 10시간에 걸쳐 전체를 복습할 수 있도록 해놓은 영상이다. 나는 이 영상을 밥 먹으면서도 틀어놓고 자기 전에도 틀어놓으면서 최대한 다 듣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지만 두 개의 영상 중에서 앞에 6시간 몇분짜리 영상만을 다 보았던 것 같다. 어쨌든 들으면서 복습이 되고 도움이 된다.

보통 선생님들은 밤 새지 말고 푹 자고 다음날 시험 잘 보라는 이야기만 하셨는데 최태성T는 하루 밤 샌다고 안 죽는다. 시험 전날 밤 새고 시험 보고 와서 잠 자라고 하셔서 참 신선했다. 나도 전날에는 밤을 샜는데 전야제를 라이브로 듣지는 않았고 밤을 새며 들었다. 2시간정도라도 자려고 했는데 긴장했는지 잠이 오지 않아서 멍한 상태로 전야제를 들었기에 시험을 풀면서 "아 이거 전야제에서 들은거다!"하는 건 없었지만 전야제를 들으며 내 뇌에 박힌 정보들이 시험을 자연스럽게 풀게 해주었다. 전야제는 누구나 꼭 들어야 하는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4️⃣ 한능검 1급 시험 푸는 법 :: 시험 당일 요령도 중요

8시 반부터 입실 가능인데 나는 9시 경 입실하였다. 뽑아놓은 수험표가 흐릿해 미리 본부를 찾아가 흑백으로 다시 프린트도 하였다.

한능검 심화는 10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8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리고 시험 종료 15분 전인 11시 25분부터 퇴실이 가능하다.

 

 

시험을 푼 방법은 이렇다. 

 

1. 먼저 1번 문제부터 50번 문제까지 약간 빠른 속도로 쭉 풀었다. 모르는 문제는 고민하지 않고 일단 별표를 치고 넘어갔다. 풀기는 했으나 아리까리한 문제도 별표를 쳤다. 

2. 50번까지 완성이 되었으면 다시 1번 문제로 돌아가 2차 풀이를 시작한다. 이때는 더 꼼꼼하게, 윗 사진처럼  근거를 쓰며 푼다. 문제 본문에서 키워드를 뽑아 어떤 시대인지, 누구를 지칭하는지 빼내고 각 선지를 분석해서 내가 빠른 속도로 푼 1차 문제 풀이가 맞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다시 풀면서 틀릴 뻔한 문제 여러 개의 답을 고칠 수 있었다. 못 풀었던 문제는 더 집중해서 꼼꼼히 분석하며 풀면 풀리게 되어있다.

3. 이렇게 했는데도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최대한 논리적으로 접근하여 답을 고르는 수밖에 없다. 찍더라도 최대한 근거를 잡아서 찍어야 한다.

4. 마킹 후에도 여러 번 검토를 해서 OMR과 내가 푼 답이 다르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5. 마지막은 푸는 방법은 아니고 채점을 빠르게 하는 방법인데, OMR을 보고 위의 사진처럼 답을 5x2=10개씩 끊어서 써놔준다. 그리고 빨간펜을 주머니에 넣고 퇴실하면 집에 가는 길에 최태성T 가답안 라이브를 켜서 빠르게 채점이 가능하다. 나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서 채점을 했고 95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의 방법으로 틀린 문제를 잡아낼 수 있었고 정답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기출을 풀면서 90점대는 한 번인가 밖에 안 나왔기 때문에 고득점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한 것에 더불어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풀었기에 또 95점이라는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한능검은 공기업 취업 시 가점용 등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확실히 시험을 응시하는 연령대가 매우 어렸다. 40대가 넘어간 분들도 있는 것 같았지만, 우리 고사실에는 초등학생이 있었고, 집에 가는 길에는 전부 학생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좀 늦은 감이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따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5️⃣ 한능검 1급 포스팅을 마무리하며 :: 인간은 역사를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는 한국사에 그렇게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도 계속 사회탐구로 국사를 선택했는데 (나이 나오쥬..?ㅎ) 잘하지 못했기에 더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었다. 대학 때는 한국 근현대사 교양을 들으며 도우미까지 했고, 교수님께서 교재를 공짜로 주시기까지 했지만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공부를 하더라도 선사시대 구별정도 하고 태정태세문단세나 욀 줄 아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 역사를 안다는 것이 이렇게 재밌고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공부를 좋아하는 내가 지금까지 한국사에 너무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근대사보다도 특히 근현대사를 공부할 때, 어떤 개헌과 어떤 정책이나 사건이 어떤 정부에서 시행되고 벌어졌구나 하며 알 수 있게 되었고 역사적 지식으로부터 내 머릿속 지식을 연결짓고 확장시킬 수 있어 좋았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 이제는 95점이나 맞았으니 어디 가서 어깨는 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험을 공부하며 개인적으로 더 읽고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었다. 세계 속의 한국, 실학자들의 사상, 개항기 재한외국인들이 본 조선, 당시 지배층들의 유람기 등이 궁금하여 관련 책을 읽고 싶었다. 먼저 몽골제국과 중앙아시아의 역사가 궁금해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고 있고, 이어서 <<몽골제국 기행>>을 읽을 생각이다. 현재는 동시에 유길준의 <<서유견문>>을 읽고 있다. 신복룡 교수가 번역한 한말 외국인 기록 시리즈도 읽어볼 만한 것 같다.(단, 이 책은 한국에 있어야 독서가 가능하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를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역사의 쓸모를 알게 되었다. 내가 역사를 배운 것이 나에게 그리고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그 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보고 현재와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추가적으로 별별한국사도 밥친구가 되었다. 이렇게 재밌는 걸 왜 이제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실패해왔던 분야에서 성취감을 얻고 나니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면서 기분이 최고였다. 

 

길고 길었던 한능검 여정 끝에 너무나도 뿌듯한 한능검 고득점 졸업!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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